상반기 글로벌 명품, ‘美 성장 꺾이고, 中이 견인’
2023.08.23 17:13-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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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모두 부유층이 버팀목, 주요 그룹 대부분 두 자리 성장 유지
美 시장 중산층 이하 수요 감소가 주원인, 그룹 간 매출 격차 심화
최근 스위스 리치몬트 그룹의 2024 회계 연도 1분기(4-6월) 실적을 시작으로 주요 명품 그룹 반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주식 시장이 동요하는 등 명품 시장에 대한 기대가 가라앉는 분위기다.
그러나 개별 그룹의 상반기 6개월 실적을 놓고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LVMH 15%, 에르메스 25%, 프라다 20%, 몽클레르 24%, 제냐 23.9%의 매출 성장을 누렸다.
실적 발표에 주식 가격이 10%나 떨어진 리치몬트도 1분기 매출 증가율 19%의 실적을 올렸다. 다만 구조조정의 격동기를 맞고 있는 구찌의 케어링 그룹이 2% 성장으로 예외로 꼽힌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실망하는 요인은 미국 시장 성장세가 크게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리치몬트가 분기 중 –4%, LVMH는 2분기 들어 -1%, 프라다 –1%, 케어링은 무려 23%나 줄었다.
이처럼 미국 시장 실적이 저조한데도 불구하고 대부분 명품 브랜드들이 두 자릿수 성장을 누리고 있는 배경은 팬데믹 규제에서 개방된 중국시장이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부터 중화권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LVMH 34%, 에르메스 32.3%, 프라다는 반기 중 아태 시장에서 25%, 제냐도 35.3%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시장의 부진이 중국 시장에서 보전되는 모양새로 글로벌 명품 성장 드라이버 역할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다시 넘어가는 전환점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명품 시장의 흐름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면 미국 경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 중국은 저물가, 저성장의 디플레이션 위협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른바 엔트리 수준의 명품 열망 소비 계층(Aspirational Consumer)의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고소득 부유층 주도로 시장이 유지되는 국면을 맞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베인앤컴퍼니는 지구촌의 최상위 계층 2%가 전체 명품 수요의 40%를 차지한다는 계량적 도식을 내놓았다. 나머지 60%가 증산층 혹은 열망 소비 계층의 몫이고 이들의 소비 수요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금년 주요 명품 시장의 흐름으로 이해된다. 숨을 고르는 기간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LVMH그룹의 장 자크 귀오니 최고재무책임자도 상반기 실적을 설명하면서 미국 시장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엔트리 레벨의 열망 소비 계층이 지난해보다 명품 쇼핑을 덜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리치몬트 4%, LVMH 1% 등의 역신장으로 대표되는 미국시장 명품 수요 감퇴는 그룹 전체 두 자릿수 성장 추세에 결정적 영향은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된다.
미국 명품 시장이 지난 2년간 매 분기 두 자릿수의 초고속 성장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올 한해가 숨을 고르는 기간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오히려 디플레이션 위협 속에 청년 실업률이 21%를 넘어선 중국 경제의 침체와 명품 시장의 더딘 회복을 배경으로 중국 열망 소비 계층의 수요 감퇴가 더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된 글로벌 명품 시장 전망 예측은 베인앤컴퍼니가 이탈리아 명품 제조 협회 알타감마와 공동으로 지난 6월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다.
베인은 이를 통해 글로벌 명품 시장이 미국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1분기 중 9-11% 성장 실적을 올렸고, 연간으로는 긍정적으로 9~12%, 현실적으로는 5~8%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비교해보면 주요 그룹들의 상반기 실적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2분기 중 미국 시장에서 에르메스의 매출은 20%, 제냐는 46.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그룹 간 격차가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명품 브랜드들의 미국 시장 둔화가 열망 소비 계층의 쇼핑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변명에 불과하고 그동안 이들의 수요 촉진을 위해 너무 많이 브랜드를 노출시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에르메스의 지속 성장 요인은 브랜드 희소가치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료=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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