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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 아닌 생존”…친환경 신소재 개발 경쟁
    2024.03.25 14:34
    •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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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프레미에르 비죵


    선진국 환경 규제 강화로 수출길 필수 조건 돼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시장 3년 내 5천억 전망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최근 친환경 소재 사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관련 업계의 신소재 출시 경쟁이 활발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리서치가 지난 2월 열린 ‘프레미에르 비죵’ 참가 업체 1,174개의 2025 춘하 제품을 분석한 결과, 합성섬유 43.3%, 천연섬유 33.1%, 재생섬유 18.7%, 기타 5.0%로 조사됐다. 재생섬유는 전년 동 시즌 대비 4.1% 증가했고, 천연과 재생섬유 비중도 51.8%로 절반을 넘어섰다.

    ​국내 섬유 업체들의 올해 친환경 섬유 운영 비중도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환경친화적인 제품이 사업의 지속성을 좌우하는 요소로까지 부상한데 따른 것이다. 선진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해외 시장에 나서는 K패션이 증가하고 있으며, MZ세대의 친환경 제품 선호도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중 유럽, 미주 등 글로벌 패션 기업 및 벤더사와 거래 중인 수출 원단 기업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한국섬유수출입협회가 협회 소속 100여 개 사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소재 운영 비중을 조사한 결과, 친환경 소재 비중이 70%에 달했다. 협회 출범 후 가장 높은 수치다.

    ​현재 지속 가능 소재 R&D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들도 상당수로, 그 비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화학섬유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화학섬유협회(이하 화섬협회)도 회원사들의 리사이클 섬유 비중이 현재 10%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시장 규모는 3년 내 5,000억 원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원료 들여와 후가공...비싼 가격 문제 해결

    ​여기에 정부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비건 레더 개발 및 실증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국비 34억2,000만 원을 지원하고, 2028년까지 R&D 예산 총 286억 원을 책정했다. 이를 통해 버섯 균사체, 폐배지(버섯 수확 후 남는 자투리) 등 식물성 섬유질 원료를 활용한 비건 레더 제조 기술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공정 과정으로 인해 친환경 소재의 높은 가격 문제도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다.

    ​전문 기업들은 국내 원천 기술이 빈약해 주로 수입 원료나 원사를 활용해 새로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해외 수입 원사, 원료 업체들이 글로벌 소싱을 다각화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 새로운 소재 개발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진텍스는 수입 콜라겐 원사에 기능성을 접목해 자체 개발한 원단 ‘코스민’에 이어 우유, 비타민, 커피 등의 친환경 기능성 원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AB인더스트리는 피시 스킨에서 콜라겐을 추출해 마이크로 모달에 입힌 원단을 판매 중이다. 대만과 태국 업체가 공동 개발한 원사를 고기능성 원단으로 업그레이드한 케이스다.

    ​동아티오엘은 호텔 침구를 수거해 원사로 재활용하는 포스트 리사이클 코튼을 개발, 영업을 강화 중이다. ‘제클린’은 리사이클 비중이 20%이며 RDS 인증을 받았다.

    지속가능 기술 확보 위한 전문 업체 M&A 증가

    국내에서는 특히 에코 레더 분야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의류 에코레더 전문의 덕성인코는 가죽과 유사한 표면과 텍스쳐의 페이크 레더가 주요 상품으로, 현재 미국 요가복 ‘알로’, ‘루이비통’, ‘캐나다구스’ 등에 공급 중이다. 이중 ‘알로’는 8년 전 100야드 수준이던 오더량이 급증, 현재 300배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2000년 신발용 합성 피혁으로 출발한 디케이앤디는 해외 고객사의 친환경 요구에 따라 수년 전 친환경 소재를 개발했다. 현재는 대나무를 활용한 식물성 가죽 등을 나이키, 아디다스, 몽클레어, 룰루레몬 등에 납품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50% 신장한 1,500억 원이다.

    ​최근 명품 등 글로벌 기업들은 친환경 이슈 등에 따른 공급망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서플라인 체인을 수직계열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로 전문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나 M&A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의 경우 영원무역홀딩스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은 지난해 미국 폐섬유 재활용 스타트업 설크(Circ)에 320억 원을 투자한데 이어 핀란드 섬유 폐기물 재활용 기술 기업인 IFC에도 투자했다. IFC에는 일본 스포츠웨어 제조사 골드윈과 함께 총 388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IFC가 개발한 인피나(Infinna)는 생분해성 재생섬유로 면과 유사한 부드러운 촉감을 지니면서 미세플라스틱을 함유하지 않고 있다.

    ​반대로 국내 기능성 소재 기업 밧틈은 지난해 이탈리아 프리미엄 소재 기업 리몬타에 매각됐다. 2003년 설립된 밧틈은 버버리, 에르메네질도 제냐, 살로몬, 빔바이롤라 등에 친환경 고기능성 원단을 제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