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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주인공 때문에 새벽부터 줄을?...유통가 IP 팝업 경쟁
    2023.06.14 14:59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2
    더현대 서울,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팝업스토어 / 사진=현대백화점
     

    슬램덩크, 데못죽, 다나카, 아이돌그룹 신드롬 급 인기

    팬덤 문화가 만들어낸 신시장, MZ세대 흡수와 매출 동시에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더현대 서울이 지난달 아이코닉 팝업존에 선보인 IP(지식재산권) 팝업 ‘데못죽’.

    ​‘데못죽’은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이라는 인기 웹툰으로, ‘1년 안에 데뷔하지 못하면 사망한다’는 게임 판타지적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가상 아이돌 그룹 테스타를 주인공으로 팬덤 문화와 연예계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내 엄청난 팬덤을 불러일으켰다.

    팝업 기간 여의나루역까지 줄이 길게 늘어서고, 오전 10시 30분이면 대기표가 마감되는 폭발적 인기와 10억 원(9억8천만원대)에 달하는 매출로 화제가 됐다.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한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매출(더현대 서울 9억9천만원대/대구점 포함 총 17억 원)에 근접한 성과를 냈는데, 아이코닉 팝업존 전체가 아닌 절반에서 거둔 성과다. 현대 관계자들조차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유통업계에 IP 활용 경쟁이 활발하다. MZ 고객 집객 효과가 입증되며 지난해부터 관심과 발길을 이끌 각양각색의 팝업 및 전시가 줄을 잇고, 콘텐츠 발굴 영역도 그만큼 방대해지는 중이다.

    더현대 서울, '다나카 프렌즈' 팝업스토어 / 사진=현대백화점
     

    아이돌그룹, 캐릭터, 게임, 부캐(본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 영화, 자동차 등 MZ세대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화제성과 트렌드, 새로움을 갖춘 것이라면 ‘뭐든지’ 자리를 할애한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조직력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초 상품본부 내 MD컨텐츠개발팀을 새롭게 구성했다. 패션, 명품 등 일반적인 백화점 대표 장르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가 접목된 팝업스토어 유치를 위해서다.

    강남점 더스테이지를 비롯해 대구점, 대전 A&S점, 경기점 등 기존에 명품 브랜드 팝업이나 패션, 스포츠, 아웃도어 신상품, 한정판 상품을 소개하던 공간에서 엔터테인먼트와 캐릭터, 게임, 여행,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작년까지 테넌트팀과 콘텐츠개발팀에서 IP 발굴을 주도했지만 신진 패션, 서브 컬처 등을 중심으로 움직여온 영패션팀까지 가세시켜 올 초부터 더욱 활성화하는 중이다.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엄청난 MZ트래픽의 더현대 서울을 필두로 과감한 시도와 성과를 이어가고 있고, 타 유통사까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아이돌 팬덤이 웹툰, 게임으로 확산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뉴진스 데뷔 기념 멤버·앨범 소개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컴백, 현대자동차 신차 ‘아이오닉6’, 영화 '아바타: 물의 길' 등 250여 회 이상을 진행했고, 올해도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유튜버 다나카, 트로트 가수 영탁, 레고 BTS 다이너마이트, 웹툰 데못죽 등 5월까지 50여 회 이상의 팝업을 진행했다.

    디아블로(게임/6월), 아이앱스튜디오(래퍼 빈지노 설립 6인조 팀 및 스튜디오/7월), 연예인 팝업 등 매월 새로운 팝업들이 대기 중이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젤리크루 망상리토끼들 '망붕이 상점' 팝업스토어 / 사진=젤리크루


    단순히 팝업 횟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이색적이면서 새롭게 느낄 콘텐츠를 보여주며 MZ고객 집객력이 커졌다. 팝업스토어 제품 구매 고객 중 75%가 MZ세대이며, 연간 200만 명 이상의 추가 고객 유입 효과를 내고 있다는 내부 분석이다.

    ​성공사례를 수도권 주요점은 물론 대구, 부산점 등 지방까지 적용하고 있는데, 지난 5월 부산점에 선보인 ‘다나카’ 팝업의 경우 개점 이후 처음 시니어와 MZ세대가 동시에 오픈 대기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높은 트래픽 확보로 1억1천만 원의 팝업 매출을 기록하고 점내 다른 매장까지 활기를 불어넣는 톡톡한 효과를 봤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콘텐츠 발굴을 위해 바이어들이 매일 SNS, 패션 플랫폼,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손품, 발품을 팔고 있다. 올해도 MZ 고객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지는 콘텐츠들을 업종 불문하고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푸빌라 NFT 페스티벌(센텀시티 7월), 푸빌라와 친구들(대전 A&S 9월), 제이릴라 × 더카트골프 골프웨어(강남 10월), 올해 젤리크루 망상리토끼들(타임스퀘어 2월), 푸빌라 × 펭수 릴레이(센텀시티 3월/타임스퀘어 4월) 등의 IP팝업을 선보였다. 특히 인기 있었던 것은 푸빌라 × 펭수 팝업으로 펭수 굿즈와 다양한 포토존을 앞세워 20대 고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 럭키박스(3월1일~5일) 이벤트에 1만여 명의 고객이 참여하는 핫한 관심을 이끌어냈다.

    MZ세대 집객 효과에 전 유통 가세

    롯데도 분홍색 대형곰 벨리곰 전시, 글로벌 인기 영화 캐릭터 미니언즈 등 다양한 IP 팝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미피’ 캐릭터 전시(22년12월30일~23년2월28일)를 진행, 백화점 내 주요 공간 대형 조형물 및 그래픽 제작물을 선보이고, 갤러리아 광교와 센터시티에 쿵야 레스토랑즈 ‘사랑상점’(4월14일~23일) 팝업을 열어 트래픽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다.

    포토부스, 굿즈 판매, 러브 자판기, 대형 양파쿵야 벌룬 등 포토존 및 참여이벤트를 선보여, 광교점(3층)의 경우 주말 오픈런 일평균 167명이 몰리고 아이즈매거진 등 SNS 파워페이지, 블로그 포스팅, 보도자료, SNS 등 다양한 채널에서 MZ세대의 자발적 바이럴 확산이 이뤄지는 폭발적 반응을 얻어냈다. MZ 세대들이 좋아할만한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발굴,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월드타워 메인 광장, '벨리곰' 전시 / 사진=롯데홈쇼핑


    쇼핑몰, 아울렛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MZ세대 콘텐츠 마케팅 일환으로 이달 인기 유튜버이자 비뇨기의학과 전문의 ‘꽈추형’ 홍성우 박사 팝업스토어 ‘닥터 갓츄의 이상한 그로서리 스토어’ 팝업을 여주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이스트 광장에 선보였고, 경방 타임스퀘어는 지난 6일까지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랫폼 젤리크루의 대표 캐릭터 ‘망상리토끼들’의 최초 팝업을 오픈. 대형 조형물과 즉석 사진 인화 포토부스, 인기제품 할인, 다양한 이벤트 등을 진행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전 유통사가 경쟁하며 팬덤 IP 기반 체험형 콘텐츠를 경계 없이 다양하고 재미있게 펼쳐내면서 온라인 소비 축인 MZ세대의 오프라인 이동이 점차 늘고 있다. 유입된 젊은 층이 호기심을 갖고 꾸준히 찾을 수 있는 색다른 공간 구성, 다양한 경험 기획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